대차게 바람이 부는
어느 추운 겨울날에도
똥 푸는 아저씨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또옹~퍼어~
마을 초입에서부터
구성진 목소리가
곳곳에 울려퍼지면
뒷간의 구더기는
살짝 몸을 떨었다
북위 45.5도의 이방도시
올해도
어김없이 추위는 찾아오는데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똥 푸는 아저씨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는 필시
고의로
찾아오지 않는 것이리라
서로 내 똥이 굵다고
우겨대는 통에
뒷간은 넘치고
이곳은 온통 똥통이 되었다
똥이 모이니
똥꽃이 피는데
톡 쏘는 똥꽃의 향기는
감각기관마저 마비시키고
이제는 냄새조차 나지 않는구나
똥독이 잔뜩 오른 팬더들은
오늘도 주섬주섬
캐나다구스를 걸치는데
돼지 목의 진주가 여기에 있었다
똥 푸는 아저씨는
멀리서 흘깃 쳐다보더니
슬며시 발걸음을 돌린다
그가 살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