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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똥대가리 시작한다.

 

예전에 우리집에는 멍멍이가 한마리 있었다.

나는 그 멍멍이가 우리집에 처음 오던 날을 기억한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낳은지 얼마 안되는 멍멍이를 받기로하여 우리집에 들어왔다.

우리는 케이지를 준비하고, 먹잇감을 비롯하여 기본적인 것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나는 멍멍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고귀한 인간이 어떻게 개 새끼와 함께 같은 공간에서 생활을 한단 말인가. 받아들일수 없었다.

멍멍이가 들어오던날, 나는 멀리서 한심스럽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멍멍이는 정말 작았다.

그날밤, 모두 잠들었을때, 멍멍이는 거실의 케이지 안에서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가족들 누구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어쩔수 없이 거실로 나가서 멍멍이에게 먹을것을 조금 건내주고는 거실 바닥에 누웠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조그마한 멍멍이가 내 무릎쯤에 와서는 기대고 같이 눕는게 아닌가.

나는 놀랐다. 날 뭘 믿고 나에게 기대는 거지?

내가 싫다고 한대 때릴수도 있는데, 발로 걷어찰수도 있는데, 어떻게 내 발에 기댈 생각을 했을까. 내가 지를 싫어한다는 걸 모르는건가순간 나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내가 멍멍이에게 한거라곤 먹을것을 조금 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멍멍이는 나에게 무한의 신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멍멍이에 대한 나의 편견과 선입견은 무너져 내렸다.

 

그날 이후, 나는 인간의 사랑을 이야기 할때 멍멍이의 사랑과 비교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나를 좋아해주고 사랑을 베풀어 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멍멍이도 할수 있는 개같은 사랑이다.

한편 은혜를 오히려 원수로 갚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개만도 못한 사랑이다.

나에게 사랑을 베푸는 사람도 사랑하고, 나를 원수로 대하는 사람도 사랑한다면 진정 인간적 사랑일 것이다.

예수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다. 그렇다. 동물적 감정을 초월한 아가페적사랑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기독교에서는 남을 도와주고 난뒤에는 자신이 도움을 주었다는걸 잊으라고 한다.

그런데 공자가 한발 더 나아가 말했다. '남을 도와주고서 욕을 얻어먹지 않았다면 다행으로 생각해라.'

한 철학자는 말한다. '남을 도와줄때는 그일로 인해 자신이 힘든일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나도 한때는 여유가 있을때, 다른사람들 도우면서 사는것이 올바른 삶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크진 않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그리고 한동안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 않았다. 상황이 변하고 나에게 시련이 닥치기 시작할때 까지는...

나에게 다가온 시련은 공자님의 말씀이 무엇을 말하는지, 철학자의 말이 통찰력을 지닌 지혜로운 말이었다는것을 알려주었다.

불행하게도 나에게는, 공자님이 말한 다행스러운 경우가 많지 않았다. 나는 도움을 주고 난뒤에는 항상 욕을 얻어먹곤 하였다.

도움을 주고 난 뒤에, 고맙다는 말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도와준 사람을 배신하고 험담을 일삼는 수많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때때로 다짐한다. 더이상은 남을 돕지 않겠노라고,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혹시 개만도 못한 사랑을 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혹시 개같은 사랑이라도 하고 있는걸까.

다른사람이 나를 미워할때, 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리고 그 사람은 또 다른 이유로 또 미움을 퍼뜨린다.

그래서 미움은 고리처럼 엮어있고, 번져간다. 그 미움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은 누군가가 아가페적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나는 과연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개만도 못한 사랑을 하면서 일요일마다 교회에 나가서 십자가의 사랑을 따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나는 다짐한다. 내가 아가페적 사랑을 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개만큼 만은 하자.

나에게 은혜를 배푼사람이 있다면 그 은혜는 반드시 두배로 갚자.

나에 대해 험담을 하고 나에게 고통을 준 사람에게는 절반만 복수를 하자. 나는 그들을 사랑할 자신은 없다. 그것이 솔직한 심정이다어쩌면 이 대나무숲이 소소한 그 절반의 복수에 해당하는 지도 모른다.

힘없는 자의 용서는 나약한 자의 변명이라고 했다.

힘없는 내가 용서를 한다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경험으로 봤을때 이해는 가능할지 몰라도 용서는 불가능하다. 다만 망각이 그 자리를 채워주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선택할수 있는 복수하는 방법은 많지 않다.

나에게 대나무 숲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한 일이다. 대나무숲이 그 복수를 대신할수 있을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저녁시간인데, 이것저것 할일이 많이 남아있다. 시간이 나면 또 들러서 글을 쓸 생각이다.

변비에 걸리지 않아야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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