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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임금님귀를 본적이 없다.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였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나는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가슴속에 숨기고 살아야만 했던 그 사람의 고통을 이해 한다.

나 또한 어떤 면에서는 그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글쓰는 일은 배설행위와 같다고 했던가. 마음속에 꼭꼭 숨겨놓았던 쓰레기들을 쏟아낼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일이다.

나도 내 마음속에 있는 쓰레기들을 이 쓰레기통에 쏟아낼까 한다. 이제 어디 똥이나 한번 싸보자. 여기 그 첫번째 똥이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나 또한 다양한 성격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나는 다른사람들과의 갈등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툼이 생길 소지가 발생하면 나는 싸우기 보다는 차라리 그 상황을 피한다.

나는 인간관계에서 모두에게 최선을 다해 잘해주고, 상대방이 좀 무례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별 싫다는 감정없이 받아주다가,

어느 선을 넘으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편을 택한다.

여기서 '어느정도까지는 받아준다.' 라는 나의 태도는 어떤 사람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기도 하는것 같다.

즉, 다른 사람들에겐 내가 바보로 보이며, 어떤 사람들은 그런 나를 이용하고, 어떤사람들은 나를 업신여긴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받아주지만, 어느 선을 넘는 순간, 나는 그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바보는 지혜로운척 하고, 지혜로운자는 바보인척 한다.

일도 잘하고, 돈도 잘벌고, 하는일이 다 잘되는 사람이 바보인것 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바보인척 하는것이다.

그런사람은 당신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당신을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마음이 좋아보이는, 어쩌면 바보처럼 보이는 그런사람앞에서, 당신은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있다.

사람이 죽기전, 또는 죽음이 직면할 만큼 위험한 순간에,

사람이 무한의 권력을 가져서 어떤일을 하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때,

그리고 그 사람이 지나간 자리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수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에게는 많은 시련이 있었고, 한때는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것만 같았던 절망의 터널속에 갇혀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의 기억들을 잊을수가 없다.

내가 한없이 작아보일때, 내가 바보 천치처럼보일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한한 권력을 가졌고, 한없이 작아보였던 나에게, 그들의 본래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다가온 시련은 경제적 고통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처참한 본래모습을 보게되는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

 

바닷가에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가 보인다.

내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를 알수 있다.

평범하게 살다가, 어느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시련을 겪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어려움을 겪게 되었으니 주위에 있는 친구들이 도와줄거라고 믿었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가장먼저 내 주위에 있던 가짜 친구들이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그들은 가장 먼저 이웃들에게 나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가장 악랄한 적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그들은 그동안 가졌던 시기와 질투, 참아왔던 분노와 조롱과 멸시를 한꺼번에 쏟아낸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악을 무찌른 정의의 수호자가 된것처럼 험담을 주고받으며,

무너져버린 친구를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전락시킨다.

그들은 이제 망해버린 옛친구는 아무 쓸모도 없으며,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옛날, 맹상군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 나라의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고 권력을 가졌을때, 많은 사람들이 맹상군 집 문턱을 들락거렸다. 그러다가 임금의 미움을 사고 하루아침에 모든 관직에서 물러났을때, 그동안 아부를 하던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침을 뱃고 돌아 섰다. 이후에 맹상군이 도와주고 있던 팽환이라는 사람의 지혜로 맹상군은 다시 임금의 신임을 얻어 다시 재상자리로 복귀하게 되었다. 그러자, 맹상군을 험담하고 욕을 하며 돌아섰던 많은 사람들이 다시 맹상군에게 돌아와서 머리를 숙였다.

괘씸했다. 용서할수 없었다. 맹상군이 그 사람들을 내치려 하자 팽환이 말렸다. 그리고 그들을 받아들이라고 청하였다.

 

그래,.. 그것이 세상이치일 것이다. 그것이 인간관계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관포지교는 책속에서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막상 당하고 보면, 그 고통은 참기 힘든 일이다.

가장 아끼던 후배가, 가장 사랑하던 이웃이,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어떻게 그렇게 한순간에 바뀔수 있을까.

 

예전에 한국에서는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북한에서온 간첩이라는 죄를 뒤집어 쓰기도 했다.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나고, 흰머리가 늘어가면서 그들은 지난날 그들을 괴롭혔던 많은 것들을 용서하기로 하였다. 군부 독재도 용서를 하고, 자신을 잡았던 경찰도 용서를 하고, 자신을 고문했던 형사도 용서를 하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까지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같은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했고, 함께 술잔을 기울였으며, 함께 웃으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이웃들이

법정에 나와서 불리한 진술을 할때, 간첩같았다고 증언을 할때,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용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자신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이웃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밖에 날씨가 좋다.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는것은 좋은 날씨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아, 나가봐야 할것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에 또 쓰기로 하자.

  • 2f29 Feb.11
    무너져버린 친구를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전락시킨다 ------> 무한공감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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