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도 온지 꽤 돼서 이것도 몇년 된 일이네요.
처음에 와서 불어학교 신청해서 다니는데 비슷한 시기에 온 한국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뭐 완전 친하게 지내고 집 오가고 이런건 아니고 학교에서 만나면 인사하고 주말에 가끔 커피 한잔하고 이런 사이였죠.
그 분이나 저나 처음부터 초급인데다 학교 전체에서 저희 밖에 한국인이 없는것 같아서 서로 좀 유대감? 같은게 있었어요.
하여간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가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여기 이민온지 20년은 된 어떤 분 얘기를 하는거에요. 뭐 어찌저찌해서 알게 된 사이라는데 자식 때문에 친하게 지낸다고 했어요.
그 분은 고등학생 아들이 있었거든요. 그 이민 오래된 분도 고등학생 딸이 있어서 공부 시키고 쎄젭이나 대학 인포 받고 한다고 자주 만난다고 했어요.
처음엔 그 분 칭찬을 그렇게 하더라고요. 이민온지 오래됐는데도 텃세 없이 잘 해주더라. 집도 심플하게 잘 꾸며놨더라. 딸이 공부도 잘하고 참하다.
그러다가 애들이 쎄젭들어가고 대학들어가고 하면서 이 분이 자기 아들을 그 분 딸이랑 이어주고 싶어하는거에요. 계속 그 쪽 딸이 탐난다고;; (줄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근데 그 쪽에선 너무 현지사람 됐다고 자기 딸한테 얘기도 안꺼내보려 한다고 그러더군요. 뭐 그 쪽에선 당신 딸 누구를 만나던 딸이 원하는 사람 만나게 하겠다 누구 이어주고 싶지 않다 이랬겠죠.
나중에 졸업하고 그 딸은 전문직으로 잘 취업하고 이분 아들은 일 찾다가 다시 석사하러 돌아가고 했는데 그 때 쯤 그 딸 결혼 소식 들리더라고요. 여기서 몇년 사귄 퀘베쿠와랑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같이 2년 동거도 하고 벌써 집도 같이 사서 살고 있던것.
까놓고 말해 그 딸은 여기사람으로 자랐으니 여기 문화로 봤을 때 하나도 잘못된것 없고 결혼자체도 한국인이신 부모님을 위해 한것처럼 보이긴 했어요. 근데 이 분은 몰랐는데 발랑 까졌다, 어떻게 애를 저렇게 키웠느냐, 알고 있었으면서 어떻게 철판을 깔고 아무말을 안하냐 이러고 분개하고.
뭐 그러면서 내가 사실은 이게 맘에 안들었다. 저걸 저러더라 이러더라. 이러면서 막 욕을 하는데 사람이 너무 추해보이더라고요.
그리고 같은 한국 사람끼리 결혼을 시켜야지 여기 사람하고 붙여서 애 인생 망쳤다는 막말까지 하고; 아니 보니까 그 결혼한 남자가 이분 아들보다 훨씬 괜찮더만..
뭐 이런 저런일 있으면서 아 나한텐 지금 잘해줘도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내 욕 바가지로 하겠구나 싶어서 점차 거리를 뒀어요.
모르죠 지금 제 욕도 줄창 할지도. 지금은 한국 돌아갔다던데.
뭐. 그냥 그렇다고요. 오늘 여기 글을 읽다가 왠지모르게 그분이 생각이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