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나 해우소 사용하러 가끔 한카는 들렀지만 이 대나무 숲이라는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오늘 어떤 글에서 보고 들어와봤어요.
그런데 분위기가 참 험악하네요. ㅠㅠ
한카도 한명 부정적인분(죄악 어쩌고)가 계속 이상한 댓글 달고 하던데 여기는 한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많이 부정적이신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워요.
익명 게시판 특성상 그럴수도 있지만 게시글 들을 훓어보니 요근래 무슨 까페 사건 터진 이후로 더욱 더 그런것 같네요.
저는 참 안타까운게 뭐냐면 이민와서 제대로 된 직장 못찾는거나 아니면 이민하려고 와서 불어점수, 불어인터뷰 못해서 나중에 포기하고 그 상황에 대해 짜증나고 억울한 마음에 여기에 울분을 토하신다는거에요.
제 생각에 이건 유학원과 이민지원자 둘 다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유학원은 당연 이민지원자를 현혹시키려 좋은얘기 성공기 이런것만 얘기해주고 제대로된 인포를 주지 않고 돈만 받아내려하죠. 이민지원자들은 언어능력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촉박하거나 꼭 이민가고 싶은 마음에 직접 제대로 알아보기보다는 안일하게 그런 사기꾼들에게 많이들 의존하고선 나중에 직접 부딧혔을땐 아 내가 생각했던 그런게 아니구나 하고서 많이 후회하시는것 같아요.
캐나다..몬트리올이든 토론토든 예전에 이민하기 참 좋은곳이었어요. 예전엔 지금처럼 우후죽순으로 넘쳐나는 유학원도 없었고 몇몇 초기 정착하신분이 사이트 만드시면 거기에 서로 인포 주고 나눠 받으며 비교적 지금보다 이민 과정을 대부분 직접 처리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물론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사기꾼 없을 수 없고 한국사람 끼리 서로 더 믿어주는 착한 마음 이용해 사기 치는 놈들도 꽤 있었죠.
그런데 한 15년전부터 유학붐이 일기 시작하더니 중고생은 물론 유치원생까지 캐나다로 오기시작하더군요. 나쁘다는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민자안에서 분포?가 달라졌죠. 돈있는 기러기 어머님들 오시고 하면서 토론토든 어디든 이민자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그러다가 한 5-7년 전부터 젊은 20-30초반 이민지원자들이 많이 생기더군요.
여기서부터가 잘못된것 같아요.
한국에서 살기 힘들어서라던가 한국에서 40년 후 미래를 장담하지 못해서 일찍부터 조금 고생하더라도 나중 미래를 생각해서 젊을때 노력해보자 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지다보니 그런 분들을 take advantage of 하는 사람들이많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오시는 분들도 아직 어려서 호승심이랄까 용기랄까, 우선 부딧혀보자 하는 마음이 크셔서 그런지 제대로 확실하게 알아보시고 오는 분들이 많이 없던거 같아요. 그래서 와서 마음 고생하시고 속상한일 많이 겪으시고 돌아가시게 되면서 bitter/sour 한 마음이 많이 생기는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몬트리올이 참 좋아요.
저는 다른 주에서 살다가 몬트리올 여행 온 뒤에 여기 문화와 삶이 마음에 들어서 왔어요. 물론 여기 살면서 마음에 안드는거야 많죠. 맨날 길막고 공사하는거라던지 지하철 한국은 빛의 속도로 지어대는데 여기는 역 두세개 짓는데도 10년이 걸린다던지. 한국 음식점 제대로 된 맛있는 집이 없어 가끔 토론토 나간다던지 이런것도 있구요. 주위 퀘베쿠아들 보면 미래가 없어보이고 한심할 때도 있지요.
그래도 그런거 다 감안하고도 전 몬트리올이 좋아서 왔어요.
제가 살던곳은 매일 햄스터 쳇바퀴 돌던 심정이라 여기 오니 문화적으로 즐길것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릴랙스해서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느끼는건 제대로 된 직장을 갖고 있고, 영어와 불어를 유창하게 하고 주말에 같이 놀 퀘베쿠와 친구들이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쓰면 자랑한다고 하실 것 같은데 사실 생각해보면 그래요. 제가 미니멈 웨이지를 받으면서 한달 한달 생활비 걱정하고, 맨날 돈이 모잘라 make ends meet 하려고 일 40시간보다 더 일하거나 아니면 영어학교 불어학교 다니고 하다보면 쉴 시간도 친구 만날 시간도 없겠죠. 그러다 보니 시간이 없거나 말이 안통해서 여기친구들을 못사귀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만 가끔 만나거나 혼자 집에 있게 되겠죠.
직장 잡는것도 그래요. 제가 회사에서 밑에 사람들 뽑을 때 인터뷰를 보면 레주메 엄청 들어와요. 아직 한국인은 없었는데 다른 이민자들은 몇번 있었어요. 물론 저희는 절대 이민자라고 차별하지 않고 능력이 되어보인다면 인터뷰 기회를 줍니다만 생각해보세요. 프로필 비슷한데 한명은 여기 네이티브고 한명은 불어레벨 b급정도 되면 누구라도 당연히 네이티브를 뽑지 않을까요? 일할 때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필요없는 직업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직업에선 말이 통해야하고 다른 능력이 다 비슷하다면 언어능력으로 갈려요.
그래서 인터뷰를 받으면 그걸 더 뛰어넘어서 내가 정말 좋은 지원자라는걸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분들을 아직 못봤네요. 이건 인터뷰에서고 cv에서 걸리는 경우는 필요한 경험이나 학력을 외국에서 쌓은 경우에요.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는 대부분 괜찮게 보는데 그 외의 나라는 그 나라를 무시하기 보다는 그 나라의 경력이 참 생소하다보니 딱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cv 에서 걸러지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한국에서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뽑는데 핀란드인, 그리스인이나 베트남인이 한국 경력이나 학력 거의 없이 일반직에 지원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시면 쉽게 이해하실듯해요.
그래서 제 생각엔 IT나 이런 전문직 계열이 아닌이상 cegep 부터 여기서 다시 다니면서 학교에서 연계해주는 인턴쉽도 나가고 하면서 기회를 보시는건 어떨까 싶기도 한데.. 이민법엔 무지해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 생각에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여기 오시는 많은 분들이 몬트리올에 오고싶어서, 몬트리올 삶이 너무 좋아보여서, 몬트리올 사람들이 좋아서, 불어가 좋아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오는게 아니고 그저 이민을 위한 이민, 한국 탈출하기 위해서 어디든 여기보단 낫겠지, 몬트리올에서 고생 좀 하다가 영주권만 나오면 다른 주로 뜨자 이런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불어실력도 여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가 아닌 영주권 나올 수 있을 만큼의 미니멈 시험 실력을 갖추고 그 이후론 이 사회에 integrate/assimilate 못하는거죠.
음..어떤 목적을 갖고 쓴건 아니고 그냥 여기 글들을 보고 안타까워서 줄줄 글을 써내려 가다 보니 두서없이 그냥 정신의 흐름에 따라 글을 써버렸네요;
뭐 사실 하고싶은말은 이거에요. 여기 많은 분들이 처해있는 상황에선 몬트리올이든 토론토든 뉴욕이든 상관없이 어디서든 힘들고 고달프고 속상할꺼라는거요. 몬트리올이 좋아서 몬트리올에 사는 사람 입장에선 몬트리올 거지같다, 살기 나쁘다 이런 얘기 들으면 속상해요. 특히 영주권만 받고 다른 주로 튀려는 사람보면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죠. 너네는 내가 여기 사회구성원으로 세금내고 하며 좋은 사회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여기서 뽕만뽑고 가려는 주제에 왜 내나라,내도시를 욕하는데? 이도시가 그렇게 싫으면 오지말고 다른데가! 이런 생각도 종종 들죠.
그래서인데 여기 오시고 싶으신 분들 제발 오랫동안 잘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몬트리올에 가고싶은건가 그저 이민을 가고싶은건가요. 그리고 여기서 닥칠수 있는 많은 나쁜점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시고요. 유학원이든 까페든 믿지 마세요. 인포받아서 대충 틀대만 잡고 cic.gc.ca 이런곳에서 직접 알아보세요. 고깝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거기 들어가서 내가 원하는 인포를 못찾는다면 그만큼 영어나 불어실력이 모자른것이고 여기에 와서도 제대로 된 직업 못찾고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요. 여기 벌써 오신분들은 좀 더 힘내시고 최대한 빨리 영주권이 나오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짧은 미래에 한카든 여기든 불평불만과 악플이 가득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 좋은 인포를 나눠주고 서로 힘을 북돋아주는 그런 커뮤니티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