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 뿐인가요?
한국에서 평생 살다가 캐나다로 유학을 와서 졸업하고 직장생활중입니다.
이제 CSQ도 받았고, 영주권 신청도 끝났고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나 한카를 보면, 물론 모든게 만족스런 사람보다 불만 있는 사람이 주로 글을 쓰게 마련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우울증, 불안, 몬트리올 생활에 대한 회의에 빠져 한국으로 돌아갈까 말까 고민하는 모습들이 주로 보이는 거 같아요.
저는 정 반대인데, 오히려 2년동안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온갖 우울증에다 미래에 대한 불안, 세상과 제 자신에 대한 분노, 실망등으로 많은 정신적인 괴로움을 겪었거든요.
미국에 와서도 공부하면서도, 그리고 취직되기까지의 과정까지 항상 우울하고 외로움을 느꼈지만 그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문제의 연장일뿐 미국생활 자체 때문에 오는 문제는 아니었던 듯.
이제 일 시작한지 1년 반 정도 되 가면서 생활도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고, 몇몇 모임에도 정기적으로 나가고 대학교 extension 코스에서 강의도 듣고 하니까 별로 외롭지도 심심하지도 않고요. 이제 비슷한 상황의 배우자감을 만나서 같이 캐나다에서 일하면서 애낳고 키우는 문제만 남았네요 ^^
직장생활 하면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학교 – 군대 – 취업준비 – 직장생활의 혹독한(?) 훈련의 과정을 거쳐서 그런지 전혀 마음의 동요가 없네요.. 여기서도 너무 어릴때 캐나다에와서 한국을 모르거나 아니면 한국 직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이 바로 유학온 분들이, 저 같이 어느정도 나이 들어서 온 사람보다 방황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내일은 모레 있을 철인 3종경기 대회에 출전러 갑니다..
한국에서 회사다닐때 나이 50이 넘으신 분이 뒤늦게 운동 시작해서 직장생활하면서 독하게 훈련해서 3종경기 아이언맨 코스를 완주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나이 많은 사람도 저렇게 활력있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뭐때문에 젊은 나이에 인생 갈길도 제대로 못정하고 여기서 겔겔대고(?) 있나?’ 이런 괴로운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는 군요..
캐나다로 올 때 생각대로 인생 진로가 100%된거는 아니지만, 어느덧 오래동안 꿈꿔오던 일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겼으니, 마음속에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 만성적으로 마음속에 지녀오던 우울증도 조금씩 치료가 되는 듯한 기분이랄까..
아무튼 캐나다에 온 거를 후회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가 하고 싶어서 글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