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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a8a2018.06.22 03:53
글쓴이예요. 남편한테 벌써 268통의 전화와 521통의 카톡이 왔어요. 무음으로 해놓고 하루종일 자다가 일어나보니 댓글이 100개가 넘게 달린걸 보고 오류가 났나 했어요. 역시나 남편이 이 글에도 댓글을 달았네요. 
다들 이혼이 답이라고 하시길래 역시 이 상황은 누가봐도 잘못 되었구나 하는 와중에 남편이 단 댓글 보니 26살 애도 낳은 경험 있는 이혼녀가 대학교도 중퇴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냥 잘못했다고 들어가서 다시 예전처럼 살까 했어요. 남편이 집안일 도와준거며 친정에 잘 한거, 매번 말 나올때마다 오만 생색은 다 내지만 작년에 남동생 결혼한다고 냉장고 사준거, 임신했을때 곱창이 먹고 싶다닌까 졸리고 입덧 심한데 새벽에 앞에 바람쐬러 가자 해놓고 밤새 토론토까지 운전해서 아침에 곱창집 문 안열었다고 그냥 빵쪼가리에 우우 먹고는 돌아오는길에 잠좀 깨게 어깨 좀 주무르라길래 뒤에서 한참 어깨주무르다 그날 저녁에 응급실간거 등등 생각해보니 참 잘해준것도 많다 싶네요. 그땐 그래도 내 말 한마디에 하루종일 일하고 와서 밤새 토론토까지 운전해서 갈 정도로 잘했는데 싶다가도 치매 걸린 어머니 10년일지 20년일지 모르는데 병수발은 제 몫이라기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국 이야기도 잠시 언급하자면.. 저런 생각을 가진줄은 몰랐네요. 어머니는 매일 반찬이며 국이 바뀌세요. 저녁마다 다른국이 나와서 저녁 먹으러 갈 때마다 한시간씩 여러 반찬이랑 국 만드는법을 배웠어요. 남편도 말했다시피 저 아무것도 할줄 모르고 결혼을 했으면 배워야한다고 부모님께서 그러셔서요. 저녁 먹으러 갈때도 그냥 밥만 먹고 나오지 않았어요. 항상 배운답시고 잔심부름 하고 설거지및 뒷정리는 제 몫이었지만 그동안 아이를 보지 않아도 되는 해방감에 찔리긴 하지만 좋긴 좋았어요.  남편은 공짜로 요리학원 하루 한시간씩 다니느라 자기 덕분에 얼마나 돈을 벌어서 좋냐고 또 결혼하길 잘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대답 안했어요. 백종원님이 나오는 프로보면서 이것저것 해달라길래 인터넷 레시피보고 이것 저것 따라했는데 저는 그런데로 먹을만 했는데 아버님과 남편만 매번 팔정도는 아닌데 설마 한국에선 이런걸 파느냐 왜 같은 재료 같은 양으로 저런 감탄이 나오는 맛을 내지 못하느냐 품평회도 자주 열어주셨어요.
어쨌든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아이가 세살반인데 아직 모유수유를 해요. 밥도 먹지만 아버님께서 우유가 나오는 한 계속 먹이라고 면역력에 좋다고 하시다 보니 잠 잘때마다 젖을 물고 자는 버릇이 있어요. 이가 나기 시작하고 아프다닌까 젖꼭지에 붙이는 실리콘 마개같은걸 주면서 자기같이 이런 섬세한 남편이 또 있겠냐는거예요. 아이가 밤새 뒤척이다 울고 남편 깨면 자꾸 저한테 아이도 못보냐며 화내서 조용히 시키려고 밤새 젖 주고 재우고 하다보면 아침에 종종 못 일어났어요. 그래서 어제 먹다 남은 국을 데워주면 또 한소리 하고 하길래 새 국을 저녁에 끓여서 아침에 데워줬어요. 데운 국이라고 뭐라 하길래 그냥 일찍 일어나서 해주고 혼자 먹기 싫다해서 저는 어제 남은 국에 밥 말아 먹었더니 또 한소리를 하더라고요. 저는 내심 기뻤어요. 같이 새 국을 먹고 싶고 남는 거 먹는 제가 안됐다고 생각해서 그러나 했는데 동상이몽이었다는걸 오늘에서야 알게 됐네요.
 아이는 그냥 포기하려고요. 데리고 와도 5대 독자니 뭐니 하면서 언젠가는 엮일게 분명하고요. 아이없이 새 출발하는게 저도 더 편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해서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이도 없었으면 싶다가도 보고싶고 제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요. 밤에 깨서 젖주고 하는 일을 안해도 되서 푹 잤더니 몇시간을 잔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그동안 못해본 쇼핑 맛있는거 다 사먹고 부모님 선물 좀 사려고요. 한국에서다니던 대학교는 재입학이 라는 제도가 있어서 문의 해보려고요. 남편이 카드 해지할까봐 방금 현금 조금 찾아오긴 했는데 부족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면서 설레어요.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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