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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b42020.07.19 09:57

박씨가 혐의자에게 빼앗긴 액수는 총 10만 달러에 달한다. 그는 최고 5만 달러씩 총 11차례에 걸쳐 돈을 넘길 것을 요구했다. 박씨의 현금이 떨어지자 그는 2만 달러의 카드대출(이자율 25%)을 받도록  강요해 그것마저 챙겼다. 박씨는 가족없이 혼자 사는 독신녀.  

믿었던 한인에게 사기를 당한 이후 불면증과 우울증이 생겨 정상적인 생활조차 어려워진 박씨는 지금도 신용카드 대출과 이자를 갚기 위해 베이커리 가게에서 힘겹게 일한다. 그는 금전보다 배씨에게서 받은 정신적 피해가 더 크다고 몹시 괴로워했다.  

"배OO가 한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며 "그는 수 만 달러를 갚지 않고도 단 한번도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없다. 부인과 딸을 가진 유부남이면서 미혼이라 속였다. 가족들과 함께 오타와 호텔에서 내 돈을 흥청망청 썼다는 걸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 돈을 내가 어떻게해서 벌었는데…"라며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퀘벡시 인근 도시에 거주 중인 피해자는 온라인 채애팅앱을 통해 지난해 10월 배씨를 처음 만났다.

그는 중국인을 상대로 랑콤 화장품 거래를 한다며 박씨에 접근했다. 암 치료와 외로움으로 한인친구가 그리웠던 박씨는 자신의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친절하게 다가온 배씨에게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그는 지난해 10월 집으로 무작정 찾아와 숙박을 애원했다. 차마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해 그를 두 달간 집에 머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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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씨가 박씨에게 써준 결혼 각서.

박씨와 결혼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한 그는 사업자금이 급하다며 차용증을 쓰고 수십 만 달러를 빌렸다. 박씨가 있는 장소에서 종종 중국어로 바이어들과 대화하는 척 연기도 했다. 일이 터진 후에야 거짓인 줄 알았다.

박씨는 평생 모은 돈을 잃어버릴 위기감이 들어 경찰서를 두 번이나 찾아갔다. 그러나 경찰은 "강압에 의한 사기라는 증거가 없다면 접수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는 "지금까지 신고를 하지 못한 이유다. 돈을 찾으려고 은행에 갈 때마다 배씨는 같이 창구에 가기를 한사코 거부했는데 그 이유를 그땐 몰랐다"고 토로했다.

본보 조사에 의하면 배씨는 은행 카메라에 본인 사진이 잡히지 않고, 또 '강압'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극도로 조심했다. 전문 사기꾼이 많이 하는 수법이다.  

박씨가 보여준 배씨의 온타리오주 운전면허증은 작년 1월7일 발행된 것으로 주소지는 나이아가라 폴스의 모텔이었다. 배씨는 현재 행방이 묘연하지만, 온주 면허증을 보여주며 한인이 많은 토론토에서 다시 사기행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토론토총영사관의 경찰영사는 "사기를 친 사람이 한국 국적이라면 한국경찰에 신고하고 인터폴을 통해 수배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경우 경찰 조사에 기대를 걸기보다 전문변호사를 고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피해자 박씨는 "얼마전 토론토에서 렌트사기를 일으킨 김모씨가 한국일보 보도로 한국 경찰에 잡혔다는 기사(5월22일 A1면)를 봤다"며 "가해자가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한국경찰에 신고하고 변호사와 상담하겠다. 피해자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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